[사랑을 위한 과학] 5. 기억의 정원에 피는 사랑
- 개인의 정체성은 뉴런의 통로들이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방식에 의해 존재한다. 인간의 정신이 적응하고 학습을 하는 것은 뉴런의 연결구조가 변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146p.
- 프로이트의 가정에 따르면 사람은 억압된 기억이 오랜시간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무의식에는 시간의 제한이 없다고도 논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프로이트 학파의 학자들이 기억이 변화하지 않았다는 유도심문으로 얻은 증거들에 의해 주장이 뒷받침 되었다. '무의식에 의해 너는 너가 모르는 것을 알고 있어' 라는 식. 148p.
- 그러나 기억은 사물이 아니다. 또 기억은 변덕스럽다. 뇌의 기억 저장 메커니즘때문에 기억은 시간에 따라 변한다. 그러나 저자는 정서적 정보가 무의식 속에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하지 않는다. (저자는 프로이트에 비판적이나 그의 주장을 부분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150p.
- 외적기억은 신속하고 용량이 크나 정확성이 떨어져서 오답이 나오는 경우가 빈번하다. 해마가 없으면 외적 기억은 완전히 불가능하다. 해마를 잃어버린 환자를 연구하면서 해마와 기억력 사이의 관련성은 입증이 되었다. 외적기억이 없어졌더라도 학습능력은 잔존한다. 기억에 관여하는 해마 이외의 기억 구조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154p.
- 외적기억은 의식에 반영이 되나 내재기억implicit memory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대단히 복잡한 지식을 획득하는 경우에도 그것을 잘 묘사하거나 설명하거나 인식하지 못할수도 있다. 피 실험자들에게 무작위로 구성되었으나 패턴을 제시하여 날씨를 알아 맞추는 과제를 제시했을때, 피실험자들은 초반 50번 정도는 헤멨으나 점차 패턴이 의미하는 날씨들를 70%정확도로 맞출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왜 그렇게 작동되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과제를 잘 해낼 수 있었다. 논리적인 뇌로는 설명하지 못하는 복잡한 문제의 핵심을 직관적으로 파악한 것이다. 156p.
- 문제를 해결할때 의식적 노력을 기울이면 그것이 오히려 직관을 발휘하는데 방해가 되는 경우가 있다. 미리 어떤 실험의 의미를 자세히 설명해주면 피실험자들은 과제를 잘 이해하는데 도움은 얻었지만 과제를 잘 수행하는데에는 별로 도움을 받지 못했다.157p.
- 해마에 손상을 입은 사람도 날씨 알아맞추기 게임을 수행해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저자는 뇌의 기억 구조가 이중적으로 이뤄져있다고 주장한다.내재기억의 기관에 손상이 생기면 사건과 사실, 목록을 통한 학습능력은 정상적으로 유지되나, 직관적으로 습득한 고요한 정보는 말소된다. 159p.
- 내재기억능력은 타고나는 것이며, 우리의 직관은 계속 유지되고 더욱 깊어진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접한 환경을 익숙하게 느끼고 선호하는 경향을 발달시킨다. 보스웰을 통한 실험은 정서적 기억을 형성하고 보존하는데 내적기억이 기여함을 알아내는 결과를 보여준다. 외적기억이 없는 보스웰은 누구를 만났고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기억이 없으나 그는 감정적 인상은 보유할 수 있었다. 자기 자신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억압때문이 아니라 기억을 담당하는 뇌가 이중적인 구조를 갖췄기 때문이다. 어린시절에는 똑같은 사건이 반복되는 경험을 하면서 마음속에 잘못된 원칙이 고정될수도 있다. 이 심리적 장치는 정보를 증류시킬 뿐 평가하지는 않는다.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환경에서라도 아이들은 그 혼란스러운 정보를 내재적으로 기억한다. 그 내재기억으로 인해 자신의 불행한 기억을 계속 반복하는 선택을 하게될 수도 있다. 이렇게 뇌에 깊숙히 박혀있는 정보를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다. 자가치료로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을 담은 책들이 많이 나오는 것은 수요를 그 책들이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점을 반증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pp. 169-170
- 움베르토 에코에 따르면 이 세계는 우리 눈에 보이는 대로 존재하는 것 처럼 보인다. 그렇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의 내적 현실은 엄청난 설득력을 갖고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현실과 경험의 불균형을 생성해내기도 한다. 자신의 주관성을 둘러보고, 자기의 눈앞의 세계가 자신이 본대로의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채는 사람은 대단히 드물다. 뛰어난 지혜를 가진 사람만이 자기 자신의 정신을 의심할 줄 안다. pp. 172-173